건강한 생활

아카시아꽃, 추억을 바삭하게 튀겨낸 봄날의 맛

notion 5940 한아름 2025. 5. 6. 21:23

아카시아꽃, 추억을 바삭하게 튀겨낸 봄

어릴 적 우리 학교 뒷산은 봄이면 아카시아꽃 향기로 가득했었지요.

산들바람이 교정을 스칠 때면 순백의 꽃잎이 살랑이며 코끝을 간지럽히곤 했었지요.

 

그 시절의 친구들은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있을까요? 그리운 이름들을 떠올리며,

오늘은 그 봄날의 추억을 바삭하게 튀겨봤어요.

예전 부산의 금정산성에 위치한 맛집 '무심정'에서 처음 맛본 아카시아꽃 튀김은 제게 작은 충격이었죠.

향긋한 꽃이 바삭한 옷을 입고 입안에서 고소함과 봄의 향기를 동시에 터뜨렸거든요.

그 이후로 아카시아꽃이 피는 철이면 꼭 한 번은 직접 튀겨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.

하지만 아카시아나무는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요. 날카로운 가시가 숨어있어 꽃을 따려면 조심 또 조심해야 하죠.

그래도 이 계절이 아니면 경험해 볼 수 없는 그 향기로운 보상을 생각하며 뒷산 아카시아 꽃송이를 몇 송이만 따 가지고 왔죠.

아카시아꿀향기가 진동을 하더군요.

집으로 돌아와 깨끗이 손질한 꽃송이들을 튀김옷에 하나하나 정성스레 감싸 튀겨냈어요.

아카시아잎으로 놀던 그 시절

요리를 준비하며 하나 더 떠오른 건, 아카시아잎 가위바위보였어요.
우리 동네에선 아카시아잎 한 줄기를 친구와 하나씩 들고,
"가위바위보!"를 외친 뒤 번갈아 가며 잎을 하나씩 떼어냈죠.
누가 더 많이 남기느냐가 이기는 방식.

별거 아닌 듯해도 그 작은 놀이 하나에 웃고, 울고,
작은 잎사귀에도 온 마음을 쏟던 그 시절이 그립네요. 혹시 여러분도

이런 아카시아꽃에 얽힌 추억이 있으신가요?

 

기름 속에서 하얀 꽃잎이 바삭하게 익어가는 모습은 마치 어린 시절 기억이 하나씩 떠오르는 듯했죠. 막 튀겨낸 아카시아꽃 튀김을 입에 넣으면 고소함 속에 은은한 꽃향이 퍼지며 추억을 먹는 기분이랄까.

 

이 봄이 가기 전에, 여러분도 한 번쯤 아카시아꽃을 튀겨보세요. 자연이 준 선물에 정성을 더하면,

그건 그냥 음식이 아닌 ‘기억’과 추억이 되죠. 그리고 그 기억은 바삭한 식감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거예요.

 

 아카시아꽃 튀김 요리 팁 & 주의사항

✔️ 요리 팁

  • 꽃 수확은 오전에: 향이 가장 진하고 꽃잎이 싱싱한 오전 중에 수확하세요.
  • 흰꽃만 사용하세요: 우리가 먹는 ‘찔레아카시아(흰 꽃)’를 사용해야 해요.
    노란 아까시나무 꽃은 식용이 아니에요.
  • 벌·곤충 제거 필수! 따오기 전 가볍게 흔들어 벌레를 털고,
    집에서는 식초 몇 방울 떨어뜨린 소금물에 5분 담근 후 헹궈주세요.
  • 반죽은 묽게!: 튀김옷은 되직하면 꽃향이 살아나기 어려워요.
    살짝 묽게 풀어 꽃잎 사이사이 입히는 게 포인트
  • 기름 온도는 170도 전후: 너무 센 불보단 중불에서 노릇하게 튀기면
    식감도 향도 더 좋아요.

섭취 시 주의사항

  • 너무 많이 먹지 마세요: 자연에서 자란 꽃이라도 과다 섭취하면
    소화에 부담이 될 수 있어요.
  • 꽃가루 알레르기 주의: 꽃가루 알레르기나 벌꿀 알러지가 있다면
    소량만 맛보시거나 피하는 게 좋아요.
  • 아이들과 함께할 땐 꼭 손질 확인: 꽃 안에 꿀벌이나 작은 벌레가 남아있을 수 있으니
    요리 전 꼼꼼하게 확인해 주세요.

 

요즘은 도시 생활에 바빠 꽃향기를 느낄 여유조차 없지만, 잠시 시간을 내어 산에 올라 아카시아꽃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, 그 꽃을 조심스레 튀겨내는 이 소소한 과정이 참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져요. 오늘 하루, 여러분도 작은 자연의 향기를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?

“향기로 기억되는 봄, 아카시아꽃과 함께.”
그 시절 우리가 머물렀던 봄은, 아직도 우리 곁에 살포시 피어 있어요.